[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성직자는 교리를 가르치고 설교나 설법을 하면서 예배, 미사, 법회 등의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신도를 정신적 ․ 도덕적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때로는 개인적으로 일상의 고충을 들어주면서 안식과 위안을 주는 상담자로서 신도들의 신심을 고양하고, 때로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종교적 해법을 제시하면서 사회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를 위로하고 돌보아주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을 돕고 이들을 따뜻하게 신앙의 길로 인도하면서 자선을 베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종교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해마다 종교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줄어 신도 수가 감소하고 있고, 더불어 성직자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일부 성직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일탈 행동을 함으로써 일반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성직자들은 딱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신도들에게 상습적으로 골프 접대를 받는 것에서 시작해서, 공공연하게 신도들에게 금전을 요구하기도 한다. 교도들이 한푼 두푼 정성껏 모아 낸 헌공금을 회계처리 없이 은근 슬쩍 사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성직자의 자녀들에게 대물림을 하여 눈총을 받기도 한다. 신도들에게 금전을 빌려달라고 요구하고 갚지 않아 교도들을 쩔쩔매게 만드는 파렴치한 성직자도 있다. 더 나아가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서 나온 것처럼, 종교 지도자라는 수직적 권위과 절대적 권력을 이용하여 여성들과 문란한 성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일탈 행동은, 신도들은 물론 무신론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일탈 행동을 한 성직자 뿐만아니라 종교 자체를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직자들이 제대로 된 힐링과 위안을 주지도 못하면서 신도들도부터 금전을 챙겨 자신들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는 ‘생활형 종교인’이라는 비난의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더 나아가 종교 기관의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각종 종교시설이나 기관을 만들어 나랏돈을 편취하는 불법행위까지 버젓이 벌이고도 수치스러움마저 느끼지 않는다.
그러니 성직자들에게 신도들을 가스라이팅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나랏돈을 훔치는 범죄를 저지른다고 폄하하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사람들은 여전히 성직자들은 모름지기 신 앞에서 정직하고, 겸손하며, 경건한 삶을 살며 사랑과 희생정신을 겸비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기에 때로는 세상의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며, 때로는 대자대비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마음공부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숭고하게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참된 성직자들도 많이 있다. AI가 대세가 된 세상에서 아직도 성직자들의 역할은 크다. 그러므로 성직자는 종교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지녀야 하며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의 솔선수범은 기본이다. 또한 예배, 미사, 법회 등의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1,000명의 신도가 의식 1시간을 참여한다고 할 때, 교회, 성당, 절, 법당에 오고 가는 왕복시간이 2시간이라고 한다면 성직자는 신도들의 소중한 3,000시간을 고스란히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종교던 신도들이 의식을 마치고 나서 은혜와 성스러움이 충만한 시간이었다는 뿌듯한 마음을 간직하게 할 수 있도록 성직자는 오롯한 마음으로 철저하게 이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진희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현) 한겨레중고등학교 교장
현) 경기중등여교장회 회장
현)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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