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얼마나 오래 살까요? 종에 따라 다른데요, 2~3년밖에 살지 못하는 새도 있고, 수십 년간 사는 새도 있습니다. 오래 사는 새 중 가장 유명한 종은‘앨버트로스’예요. 앨버트로스는 보통 5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 ‘지혜’라는 뜻의 영어‘ 위즈덤(wisdom)’이라는 이름이 붙은 앨버트로스는 무려 74세로,현재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야생 조류예요.
앨버트로스, 커다란 날개로 장거리 비행
위즈덤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앨버트로스가 어떤 새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아마 앨버트로스라는 새를 처음 들어 보는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새이기 때문이에요. 앨버트로스는 주로 하와이나 알래스카 같은 북태평양이나 남반구 바다에 살거든요. 넓은 바다를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들어요.
앨버트로스는 크기가 크고, 커다란 날개를 가진 것이 특징인데요.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2~3m나 된답니다.그래서 날아다니는 모습도 다른 새들과는 달라요. 날개를 펄럭이며 나는 대신, 넓고 긴 날개를 쫙 펼쳐서 바람의 흐름에 따라 높이를 조절하며 날아다녀요. 글라이더가 하늘을 나는 모습과 비슷하죠.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행하는 데 에너지도 많이 쓰지 않아요.그래서 한 번 날아오르면 수천 킬로미터를 며칠간 쉬지 않고 날 수 있답니다.
74살의 위즈덤, 또 알 낳다!
앨버트로스의 장수 비결(?)도 바로 이 뛰어난 비행 능력에 있습니다.대부분의 시간을 하늘과 바다 위에서 보내기 때문에 천적이 거의 없고, 포식자로부터 먹힐 위험이 적기 때문입니다. 이런 앨버트로스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은 새가 위즈덤입니다. 위즈덤은 1956년 태평양의 미드웨이섬에서 처음 발견됐는데요, 그때가 5살 정도였어요. 과학자들은 이때부터 위즈덤에게 꼬리표를 붙여 매년 관찰해왔습니다.
앨버트로스는 매년 둥지로 돌아와 같은 짝을 만나 한 개의 알을 낳는 습성이 있어요. 지금까지 위즈덤은 50~60개의 알을 낳고, 30마리가량의 새끼를 부화시켰어요.그리고 지난해 11월 말, 74살의 나이에도 알을 낳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알이 부화하는 데는 약 2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과학자들은 위즈덤이 낳은 알이 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고 있어요. 새끼가 태어나면 위즈덤은 남편과 함께 번갈아 바다로 나가 먹이를 사냥하며 새끼를 돌볼 거랍니다.
그런데 위즈덤이 새로 태어난 새끼와 행복하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바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건데요. 현재 앨버트로스는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로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거든요. 바다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고, 심지어 새끼에게 먹이로 주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을 먹은 앨버트로스는 내장 기관 손상으로 죽게 돼요. 멋진 앨버트로스의 모습을 오래 볼 수 있도록, 모두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해양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동참해 봐요!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감쵸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