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 공학에서부터 기업 보안 영역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이 독립형 도구의 차원을 넘어 미래 업무 환경의 동력이자 보호막이 될 핵심 플랫폼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최근에 두 가지 주요 동향은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첫째는 고도의 정밀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를 위한 도메인 특화 '챗GPT 유사 솔루션'의 부상이며, 둘째는 챗GPT 자체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범용 ID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AI가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핵심 기록 시스템(System of Record)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먼저, 원자력 분야의 숙련된 경영진이 지원하는 '아토믹 캐니언(Atomic Canyon)'은 원자력 발전소 운영자를 위해 특수 설계된 AI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이 기업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규제, 안전 및 유지보수 관련 업무 절차에 통합함으로써, 기존에 수 주가 소요되던 방대한 문서 검토 작업을 단 몇 초 만에 완료할 수 있는 대화형 질의응답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해당 발전소의 비상 냉각 프로토콜 최신 개정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수천 페이지 분량의 기술 보고서에서 추출된 정밀한 요약 정보를 즉시 제공받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맞춤형 AI 에이전트는 항공우주에서 제약에 이르기까지, 규정 준수와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모든 영역에서 비용 절감과 인적 오류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픈AI(OpenAI)는 사용자가 자신의 챗GPT 계정을 통해 파트너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원클릭 인증 기능, '챗GPT로 로그인(Sign in with ChatGPT)'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OAuth 인증 방식과 유사하게, 챗GPT를 단순한 대화형 봇에서 여러 플랫폼 간의 사용자 신원을 안전하게 중개하고 일상적인 도구에 AI 기능을 보다 깊숙이 통합시키는 게이트키퍼의 위치로 격상시키는 움직임이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직원들이 연구 및 협업에 활용하는 동일한 AI 계정을 기반으로 통합된 접근 제어, 간소화된 신규 직원 온보딩 절차, 그리고 감사에 즉시 활용 가능한 사용자 활동 기록 확보가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발표들은 자동 이메일 초안 작성 도구, 엔터프라이즈급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그리고 텍스트와 시각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의 진보 등 최근 '오픈툴스(OpenTools)'의 동향 보고서에서 강조된 광범위한 AI 트렌드와 그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진정한 전략적 함의는 AI가 수행해야 할 이중적 역할, 즉 ▲핵심 업무 영역(mission-critical domains)에서 초고도화된 전문성을 제공하는 것과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계층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데이터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인지하는 데 있다.
기업들이 차세대 AI 투자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심층적인 산업별 특화 모델(deep vertical models)과 강력한 생태계 통합 역량을 동시에 제공하는 기술 공급자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기업이 압도적인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기업들이 SSO(Single-Sign-On) 시스템과 산업별 ERP(전사적 자원 관리) 솔루션으로 업무 환경을 전환했듯이, 미래에는 공유된 사용자 ID와 맞춤형 전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AI 허브가 생산 현장에서부터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조직 전체의 효율성, 보안 수준, 그리고 혁신 역량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