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터 첨단 제조 산업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라는 개념이 특정 연구소의 실험적 단계를 넘어, 실제 거래가 가능한 탈중앙화된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영역에서는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프로토콜이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되어 투자자들이 직접 매매하거나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금융과 자동화 기술의 융합은 지능형 서비스가 단순한 라이선스나 호스팅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화’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주요 동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에이전트가 거래 가능한 투자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 플랫폼 핀투(Pintu)는 모피스AI(MORPHIS), 처퍼AI(CHIRPER AI) 등 자체 토큰으로 운영되는 세 가지 암호화폐 기반 AI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모피스AI는 코딩 지식 없이도 로봇 공정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며, 처퍼AI는 여러 자율 하위 에이전트 간의 탈중앙화된 협업을 조율한다. 이처럼 AI 서비스에 시장 가치가 부여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특정 AI 작업 흐름의 운영 성과 및 시장 수용도에 직접 연동된 투자 기회를 얻게 되었다.
둘째, 탈중앙화 기술이 자동화 시스템과 결합하여 사용자 주권을 강화하고 있다. 토큰 기반의 AI 에이전트는 중앙화된 중개자의 개입 없이 운영된다. 이는 사용자가 단순 서비스 이용자를 넘어, 에이전트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지분을 확보함을 의미한다. 향후 온체인 거버넌스(On-chain Governance) 및 수익 분배 모델이 보편화되면,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직접 기능 개선, 데이터 공급 전략, 외부 시스템 연동 파트너십 등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어 사용자, 개발자, 투자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질 전망이다.
셋째, 이러한 흐름은 기업 시장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기술 기업들은 보다 통제된 생태계 내에서 AI 에이전트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우 운영체제에 에이전트 중심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오피스 애플리케이션, 기간계 데이터베이스, 엣지 컴퓨팅 장치를 아우르는 ‘개인 비서’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IBM 역시 2025년 전망에서 기업 규제 준수 학습, 공급망 최적화, IT 시스템 자가 복구 등을 수행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AI 에이전트 도입을 예견했다.

AI 에이전트의 토큰화는 개발자와 사용자,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기술 혁신을 촉진한다. 개발자는 자신이 개발한 에이전트의 성능에 따라 합당한 보상을 받고, 사용자는 서비스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며 개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투자자는 유망한 AI 서비스가 대규모 기업용 솔루션으로 통합되기 훨씬 이전 단계부터 성장 가능성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러한 모델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 로봇 공학의 정밀 작업, 금융 시장의 차익 거래, 고객 응대 서비스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AI 에이전트들이 거래되고, 상호 결합하여 더욱 강력한 ‘AI 에이전트 군단’을 형성하는 산업 간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상호운용성 확보다. 토큰화된 AI 에이전트가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 및 클라우드 API와 원활하게 연동될 수 있을지, 또한 온체인 거버넌스 방식이 기업의 전통적인 구매 및 관리 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 등장한 초기 AI 토큰들은 이러한 인센티브 구조, 성능 검증 시스템(오라클), 그리고 분쟁 해결 절차 등을 시험하고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축적된 경험과 교훈은 미래 기업용 AI 에이전트의 설계, 라이선스 부여, 그리고 시장 확장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