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정보 검색 서비스가 광고와 결합될 경우, 사용자들이 기대했던 AI의 본질적 가치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광고 없는 순수한 정보 제공을 기대했던 AI 대화형 서비스가 기존 검색 엔진의 광고 모델을 답습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랜 기간 광고 수익을 통해 검색 시장을 지배해 온 구글은 2024년에만 2,240억 달러에 달하는 광고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말, 광고 없는 대화형 답변을 강점으로 내세운 챗GPT가 등장하며 월간 수억 명의 사용자를 단숨에 확보했고, 이는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2025년 4월 기준, 챗GPT가 뉴스 및 미디어 웹사이트로 유입시킨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급증한 2억 4,380만 건에 달하며 그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은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회의(Google I/O)를 통해 자사의 ‘AI 모드’ 검색 결과에 광고를 통합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데스크톱 사용자들은 이제 AI가 생성한 답변 내에 광고성 헤드라인 링크와 제품 홍보 문구가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챗GPT의 영향력 확대와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검색 도구들의 부상에 대한 구글의 정면 대응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글 광고 부문 책임자들은 기존의 검증된 수익 모델을 통해 AI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과 사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IT 분석기관 디지트렌드 인사이트의 마르타 리우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검색 광고에는 익숙해져 있었지만, 중립성과 명확성이 핵심 가치로 여겨졌던 AI 영역에서의 광고 노출은 사용자 신뢰를 잠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초기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AI 모드 검색 내 광고의 클릭률(CTR)은 기존 검색 광고와 유사한 3~4% 수준을 보였으나, 시범 운영 지역에서의 사용자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는 10%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글의 이번 결정은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AI 모드 검색에 광고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연간 1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에 이르는 잠재적 매출 성장 기회를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챗GPT는 현재까지 광고 없는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유료 구독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챗GPT 플러스 유료 구독자 수는 전월 대비 25% 증가하며, 광고 없는 AI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지불 의사가 존재함을 시사했다.
이번 구글의 행보는 AI 기반 서비스가 향후 무료 및 순수 정보 제공 형태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광고 기반 수익 모델로 회귀할 것인지에 대한 AI 경제의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 이는 콘텐츠 발행인,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최종 사용자 모두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챗GPT를 통한 추천 트래픽의 83%(연초 64%에서 증가)가 뉴스 발행사로 유입되면서 양질의 저널리즘 콘텐츠 생산에 긍정적인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구글의 광고 모델이 이러한 트래픽 흐름을 상당 부분 흡수하게 된다면, 특히 중소 규모의 뉴스 매체들은 추천 트래픽 감소로 인한 수익 손실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각자의 생존 및 성장 전략을 본격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광고가 포함된 AI 서비스를 수용하거나, 구독료를 지불하더라도 광고 없는 AI 비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광고 없는 순수 AI를 표방하는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들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이들이 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데이터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I 대화형 서비스 영역에 광고가 본격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우리는 정보 접근의 순수성을 상업적 이익과 맞바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궁극적으로 정보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용자의 주목이 곧 경제적 가치로 치환되는 이 시대에, 정보의 질과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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