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서 있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개인의 삶부터 기업과 국가의 모습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우리의 생활 패턴과 업무 방식을 이해하는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우리 곁에서 삶을 보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AI 비서는 단순 업무 처리를 넘어 우리와 소통하며 의사결정까지 보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 바로 '윤리의식'이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가치 판단과 윤리적 성찰을 앞지르는 순간, 우리는 기술의 주인이 아닌 노예가 될 위험성이 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는 질병 예방, 기후 변화 대응, 교육 혁신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반면 개인정보 침해, 알고리즘 편향, 일자리 감소, 디지털 격차 심화와 같은 부작용도 예상된다.
우리는 이러한 기술 혁명의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AI'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AI 개발자, 정책 입안자, 그리고 사용자 모두가 윤리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첫째, AI 개발 과정에서부터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결정 과정이 블랙박스처럼 불투명해서는 안 된다. 개발자들은 AI가 내린 판단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적 편향이 AI 시스템에 내재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 정부와 기업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에 대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접근성 향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AI 기술의 혜택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 시민 개개인도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시민의식을 함양해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AI 기술이 가져올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사회적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모든 기술혁명은 사회 변화를 수반했다. 증기기관차의 등장으로 시작된 산업혁명, 인터넷이 가져온 정보혁명, 그리고 이제 AI가 주도하는 지능혁명. 우리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술 발전과 인간의 존엄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인간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더욱 굳건히 인간 중심의 가치를 붙잡아야 한다.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접근만이 AI 시대의 진정한 번영을 가져올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어떻게 실현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지혜와 책임감을 가지고 AI 시대를 맞이해야 할 때이다.
박동명 / 법학박사
∙ 한국공공정책학회 상임이사
∙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