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혜정 원장 부부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서울 강남의 학원가 한켠, ‘해피클래스 학원’은 조금 다른 색깔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단순히 성적 향상을 위한 교습 공간이 아니라, 아이의 내면 변화에 집중하는 곳이다. 학습이라는 ‘행위’보다,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지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곳. 바로 해피클래스를 이끄는 신혜정 원장이 꿈꾸는 교육의 방향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 말고, 아이가 스스로 ‘이걸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순간이 있어요. 그때부터 아이는 정말 달라집니다. 해피클래스는 그 ‘변화의 순간’을 기다려주는 학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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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내외부 전경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신혜정 원장은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했다. 놀랍게도, 학창시절 영어를 가장 싫어했던 학생이기도 했다. “수학을 좋아하는 이과형이었어요. 영어 외우는 게 너무 싫었고, 영문법은 정말 외계어 같았죠.”
그러던 중 우연히 떠난 어학연수에서 그녀는 영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으로 처음 경험했다. “영어도 한국어처럼 언어로써의 이해가능하고 예외가 없는 기준이 있었죠. 암기식 학습이 아닌 이해가능한 기준이 있었어요.” 이때의 깨달음은 영어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처음엔 단순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영어 수업이, 어느새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삶이 되었다.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다른 과목과 자기주도 학습에까지 관심이 확장되었고, 결국 해피클래스를 열게 되었다.
해피클래스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학원이다. 신 원장이 영어를, 남편이 수학을 담당한다. 전 과목을 매니지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국어와 자기주도 학습은 각 전문 강사가 따로 배치되어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중심으로 한 클래스에 소수로만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가 직접 챙길 수 있는 범위를 넘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죠. 그만큼 집중도 있게, 아이 한 명 한 명을 깊이 들여다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 중심, 자기주도 학습 중심의 커리큘럼이다. 단순한 선행 학습보다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영어수업 모습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실제 수업을 통해 변화한 아이들의 사례는 다양하다. 중학교 2학년 학생 한 명은 처음 학원에 왔을 때 영어가 가장 부담스럽고 이해가 안 되는 과목이라고 했다.
하지만 6개월 후, 영어 내신에서 90점 이상을 받는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신 원장은 “학생과 신뢰를 쌓았더니 지도 방식을 수용하고,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며 공부하는 방법을 익혔다. 지금은 스스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를 알고 실행할 수 있는 학생이 됐다”고 회상한다.
또 다른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은 꼼꼼하지 못한 성격에 문해력이 부족해 문장제 문제를 어려워했지만,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속도에 맞춰 학습을 진행한 결과, 몇 개월 후 눈에 띄게 문제 해결력과 문해력이 향상되었다.
부모도 “아이의 변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 글쓰기를 몹시 어려워하고 싫어했지만, 경험 글쓰기, 감정 글쓰기, 한자 학습 등을 통해 점차 표현력을 기르게 되었고, 이제는 학교 글쓰기 활동도 잘 해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독서 습관이 전혀 없던 아이였지만, 신 원장이 한자 공부를 통해 기다려주고 격려한 끝에 자발적으로 한자 능력시험을 준비해 두 차례 모두 합격했고, 성취감을 통해 스스로 책을 읽는 습관까지 얻게 되었다.
수학수업 모습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해피클래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부모의 피드백은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라는 말이다. 영어를 가장 싫어하던 아이가 스스로 단어장을 만들고, 학원을 일주일도 못 다니던 아이가 1년을 채운다. 그 변화의 시작은 ‘눈빛’에서 나타난다고 신 원장은 말한다.
자기주도학습 모습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딱 3개월 만에 상위권으로 올라간 아이도 있었고, 3년 동안 머물러 있던 아이도 있었어요. 그런데 결국은, 눈빛이 달라지는 아이는 달라지더라고요.”
신 원장은 아이가 숙제를 안 해왔더라도 혼내지 않는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거나 예의 없는 행동에 대해서는 철저히 짚고 넘어간다. “공부보다 먼저 가르쳐야 할 건 태도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깨닫게 도와주면, 아이는 언젠가 스스로 걷기 시작하거든요.”
한자수업 모습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기억에 남는 학생 이야기를 꺼내자, 신 원장은 선생님으로 성장한 한 제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사와 사회를 극도로 싫어하던 친구였어요. 한 달 넘게 설득해서 사회를 시작했고, 그다음엔 한국사를 했죠. 결국 만점을 받았어요.”
글쓰기 모습 (사진=해피클래스학원) |
신혜정 원장과 남편은 한국코치협회(KCA)와 국제코칭연맹(ICF) 인증을 받은 전문 코치이기도 하다. 그녀는 AI가 발달하는 시대일수록, 인간만이 줄 수 있는 ‘정서적 질문’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AI도 훌륭한 코칭을 하지만, 아이의 표정, 눈빛, 감정을 읽는 건 결국 사람이 해야 할 일이에요. 그래서 언젠가는 교사를 위한 코칭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선생님들이 지치지 않고, 아이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그런 교육을요.”
그녀의 목표는 국가 공인 프로그램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것. 자신에게도 “가당키나 한 일이냐”는 의문이 들 만큼 거대한 목표지만, 신 원장은 조용히 한 발 한 발 준비하고 있다.
또 하나 그녀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바로 영어 문법서 집필이다. “이번에 집필 중인 영어 문법서는 단순한 암기식 교재가 아닙니다. 저는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과 그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규칙이든 그 기준과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면, 예외 없이 설명할 수 있는 체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깊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체계를 세워야 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스스로 기준을 찾고, 그 이유를 탐구하면서 언어를 이해해나간 여정을 담은 결과물입니다. 문법이라는 규칙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을 넘어, 영어라는 언어의 흐름을 '생각하고 이해하고 연결하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출간 이후, 독자들이 영어 문법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신 원장이 집필 중인 영어문법서의 캐릭터 (제공=해피클래스학원) |
“아이들에게는 말해주고 싶어요. 터널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고요. 문제집 하나 끝내면 또 시작하니까 끝이 없어 보이겠지만, 진짜 끝은 있습니다. 한 번쯤은 숨이 차게 달려봐야, 정상에 섰을 때 쉴 수 있는 시간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요.”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달라”고 강조한다. “잘못된 부분보다, 잘하고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주세요. 아이와 감정을 교류하고 신뢰를 쌓는 가정은 학습 효과도 빠르게 나타납니다.”
아이의 ‘공부’보다 ‘성장’에 더 집중하는 해피클래스. 단기 성적보다 장기적인 자기주도력을 키우는 이곳의 방향성은, 점점 복잡해지는 교육 환경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신혜정 원장이 그리는 교육의 철학과 실천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